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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LAB: Nanushka
버리는 것까지 생각하는 비건 브랜드



바야흐로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든 산업 분야에서 친환경을 외치고 있다. 친환경 소비를 해야 한다는 인식도 날이 갈수록 높아져 친환경 소비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지구 환경을 위한 진정한 지속 가능 패션이란 무엇일까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뒤따라오는 물음표를 용기 있게 가져와 마주하기로 한 브랜드가 있다. 사람과 땅, 생태계를 소중히 여기는 브랜드로 알려지길 원한다는 Nanushka.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어떤 노력을 쏟고 있는지, 그 자취를 돌아보자.






익숙함과 결별하고 홀로서기


2006년 영국의 패션 학교 런던 컬리지 패션(London College of Fashion)에서 패션 디자인 및 기술 학사학위를 취득한 산드라 샌더(Sandra Sándor)는 마지막 학기 과정 중 대학원 컬렉션을 작업하며 나만의 브랜드를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의 결단을 내렸다.

대부분 졸업생은 큰 패션 하우스에서 인턴십으로 공부를 이어가지만, 산드라 샌더는 남들이 주저하는 다른 길을 걷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런던에서 헝가리로 돌아와 2006년 자신의 레이블 브랜드 Nanushka를 런칭한다.


Nanushka 파운더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산드라 샌더



헝가리 부다페스트 도시는 그녀의 집이자 자신이 성장한 곳이다. 거리 한쪽은 터키식 목욕탕, 반대편에는 최소한의 건축양식을 바탕으로 한 브루탈리즘 건축물이 위치하는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로 이국적인 정취가 가득한 부다페스트.

산드라 샌더는 부다페스트를 아늑하고, 예상치 못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라고 말한다. 문화 간의 융합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그녀의 삶에 많은 영감의 창고가 되어준 셈. 그래서일까 Nanushka 컬렉션은 뜻밖의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디테일이 돋보인다.


부다페스트 중심부에 위치한 마다흐 이메르 광장 (Madach Imre Square). 산드라 샌더가 창의적인 영감이 필요할 때 찾는 장소 중 하나다.





브랜드의 동력이 된 문장


Nanushka에 존재하는 핵심 가치는 기능과 실용에 대한 중요성이다. LCF 학사 졸업 후 브랜드 런칭 단계에서 자신의 레이블이 어떤 모습으로 보이길 원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진 산드라 샌더는 바우하우스의 모토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에서 강한 울림을 받아 디자인 원칙을 삼게 되었던 것.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기능적이고 편안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사람은 편안함을 느낄 때 가장 아름답고 당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생각을 브랜드에 담았다고 한다.





고민은 브랜드의 핵심 가치 하나뿐만이 아니었다. 브랜드 이름에 대한 딜레마도 골이 깊었던 모양. 모두가 심플하고 간결한 브랜드 이름을 고집하는데 그녀는 왜 나누슈카, 나누시카 발음하기에도 쉽지 않은 브랜드 네이밍을 정한걸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 샌더 ‘Szandi’는 헝가리어로 ‘Sundy’. 어린 시절 산드라 샌더는 그 발음에 익숙하지 않아 ‘Nani’, ‘Nanu’로 말했고 그 별명에서 브랜드 네이밍이 탄생했다고 한다. 다소 난감하게 느껴지는 첫인상과 달리 어느새 입에 붙어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지속 가능형 브랜드가 되기 위하여


산드라 샌더가 강조하는 두 번째 가치는 지구와 모든 생명체를 소중히 여기는 것, 바로 지속 가능성이다. 올바른 재료를 찾아 나가는 것부터 시작해 의류 공정 과정의 단계별 프로세스를 달리했다. 환경친화적인 직물 소싱, 업사이클링 재료 사용,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85% 이상을 헝가리 현지에서 생산하는 등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구와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배려로 내리는 결정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몸소 알리고자 하는 에티튜드가 Nanushka 브랜드 성장을 일구어낸 것 아닐까?

2021 Resort 컬렉션 셔츠를 입은 헌터 샤퍼(Hunter Schafer)



Nanuskha 지속 가능성의 작은 발걸음은 친환경 소재의 사용이다.

동물의 가죽이나 머리카락, 털, 앙고라를 사용하지 않으며, 면소재를 유기농 면으로, 폴리에스터를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로, 셀룰로오스 기반 섬유를 산림에 해를 끼치지 않는 FSC 인증 소재로 바꾸는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데드스탁 소재를 사용하거나 폐기물을 크로셰 뜨개질, 패치워크 방식으로 재생산하는 흥미로운 도전 과제를 수행한다.

또한 윤리적 가치에 부합하고 지속 가능성 기준을 충족하는 파트너 선택,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에는 모든 제조 시설 목록을 게시하여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을 뜻하는 크루얼티 프리 비건 가죽과 재활용 아세테이트 프레임, 피마자 열매를 압착해서 얻어지는 오일 피마자유 바이오렌즈로 구성된 선글라스, 데드스탁으로 만든 파우치까지. 재활용 소재 사용의 점진적 확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Nanushka.



아마 많은 사람이 Nanushka 브랜드하면 비건 가죽 아이템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산드라 샌더는 어떻게 비건 가죽을 브랜드의 상징적인 요소로 구축할 수 있었을까? 제일 먼저 따라오는 대답은 지속 가능성일 테다. 양가죽을 사용해서 만든 나파 가죽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를 계속해서 찾던 중, 생산에 유해한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REACH 인증 재료 폴리스테르와 폴리우레탄으로 만들어진 워셔블 비건 가죽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사용된 비건 가죽은 블레이저, 크롭 재킷, 오버핏 셔츠, 패딩 재킷, 미니 원피스, 가방 등 모든 카테고리의 주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소재 사용을 넘어 Nanushka는 다방면으로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고 있다. 2020년 10월에 4,800종의 떡갈나무를 심고 헝가리 현지의 국립공원과의 협력을 이뤘고, 디지털 ID 플랫폼인 Eon과 제품 내 디지털 여권 QR 코드를 배치했다. 의류 라벨의 코드를 스캔하면 소재의 구성 및 관리 지침을 바탕으로 수명 주기가 끝난 의류를 가장 잘 처리할 방법을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



대체 가죽 1kg을 OKOBOR™로 전환하면 탄소 배출량을 20% 줄일 수 있다고 한다.
* OKOBOR™: Nanushka 브랜드에서만 독점으로 제공되는 2022년 개발된 대체 가죽 소재




보헤미안 랩소디

브랜드 창립자 산드라 샌더는 Nanushka의 슬로건을 ‘현대인을 위한 컨템포러리 하우스’로 설정했다. 그녀에게 ‘현대인’이란 자신이 하는 행동에 가치관이 명확히 존재하고 보헤미안적인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 미래 세대를 위해 지구를 보호하는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브랜드 컬렉션을 들여다본다면 슬로건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2021 Resort (Human/Nature: Reflection)


2021 SS (Human/Nature: Natural Order)



2022 Pre-Fall (Teleport)

"집에 있는 추상적 그림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컬렉션은 기능성과 유용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빛과 어둠, 모양과 형태 대조 요소를 사용해 가장 창의적인 컬렉션이기도 하다.” - 산드라 샌더




2022 Resort (Material Forms)

1960년대 이탈리아 모더니스트 운동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



2022 Pre-Fall (Lifted Functionalism)

새로운 대체 가죽 직물인 OKOBOR™이 처음 소개된 컬렉션.

Nanushka가 그려내는 그림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현대적인 것이다. 그 위에 지속 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입히고 세련된 미니멀리즘과 편안함, 기능성이라는 핵심 가치를 더한다.




글로벌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


버터처럼 부드러운 비건 가죽과 우수한 소재를 사용한 웨어러블한 디자인의 브랜드 Nanushka는 창립자 산드라 샌더의 배우자 피터 발다쉬티(Peter Baldaszti)가 2016년 브랜드 공동 소유주로 합류하며 가족 기업의 태도를 취하게 된다. 피터의 합류 이후 브랜드는 30배 이상의 비즈니스 성장을 이루었고 파이낸셜 타임즈 빠르게 성장하는 1,000대 기업 목록에 선정됐으며, 뉴욕의 소호, 브랜드 본고장 부다페스트, 런던의 메이페어 세 곳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보유하게 된다.

헝가리 건축가 폴 라슬로(Paul Laszlo)의 스툴이 놓여있는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 & 카페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선순환 구조


Nanushka는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 개념에 관심을 두고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헝가리의 가난한 지역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일하는 비영리 단체, 아동기 뇌암에 대한 연구 자금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헝가리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 미슈콜츠(Miskolc)에 위치한 예술 교육 학교, 유량 민족 집시들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 단체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했으며, 지역 사회 일부 여성들에게 재봉 방법을 가르쳐 고용 기회를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브랜드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환경 보호를 위한 방법은 많다. 그러나 번거로움과 불편함을 동반하기 때문에 그저 생각만으로 그치기 십상이다. 모두가 알지만 실천하지 않는 것들을 Nanushka는 주저함 없이 나아간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고 여정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Nanushka의 지속 가능성 목표는 2030년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고, 2050년까지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는 것이다. 지속 가능성이라는 지구인의 동일한 목표에 씩씩한 발걸음으로 다가서는 Nanushka의 행보에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