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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rity Stylists
셀러브리티와 함께하는 ‘옷’덕후들
옷 잘 입기로 소문난 조 크라비츠(Zoe Kravitz), 두아 리파(Dua Lipa), 젠데이아(Zendaya) 이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이른바 ‘덕업일치’를 이뤄낸 스타일리스트가 있다는 것. 패션 신에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스타일리스트 3인을 만나보자.
앤드류 무카말(Andrew Mukamal)
뉴욕에서 태어나 웨스트 체스터에서 자란 앤드류 무카말은 버지니아 대학교를 졸업 후, 고향인 뉴욕으로 다시 돌아와 프리랜서 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업계에 발을 들였다. 현재는 Streeters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에이전시에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앤드류 무카말은 항상 옷이 가진 힘을 동경했다. 이미 옷 잘 입는 셀럽으로 정평이 나 있는 조 크라비츠(Zoe Kravitz), 카이가 거버(Kaia Jordan Gerber) 등을 전담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Gucci 아이웨어 캠페인 작업을 진행했다. 외에도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 키드 커디(Kid Cudi),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와 함께 일했다.
2014년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71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조 크라비츠는 Giorgio Armani Privé의 강렬한 레드 스팽글 드레스를 착용하며 큰 호평을 받았다. 바로 이 드레스가 조 크라비츠와 앤드류 무카말 협업의 첫 시작이다.
오스카 드 라 렌타에서 드레스 구상 시 제안했던 첫 번째 스케치
조 크라비츠는 2017년 5월 멧 갈라 행사에 과감한 블론드 헤어로 변신해 등장했다.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의 선택을 받은 미국 브랜드 오스카 드 라 렌타(Oscar de la Renta)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로라 킴(Laura Kim), 페르난도 가르시아(Fernando Garcia)와 앤드류 무카말이 함께 구상하여 제작한 드레스는 행사에 참석한 모두의 이목을 단숨에 집중시켰다.
드레스의 오프숄더는 검은색으로 염색한 생화 장미꽃으로 빼곡히 채웠으며, 2017년 멧 갈라 주제였던 ‘Rei Kawakubo/Comme des Garçons: Art of the In-Between’에 맞게 레이 카와쿠보의 미학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블랙과 밀레니얼 핑크를 특징으로 했다.
앤드류 무카말은 파리 에펠탑이 내려다보이는 옥상에서 열린 언론 행사에서 Saint Laurent 2022 Resort 컬렉션의 가죽 트렌치코트와 망사 탑, 스타킹으로 캣우먼 요소를 강조한 조 크라비츠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그녀가 지닌 시크하고 쿨한 매력이 더욱 진하게 다가온다.
조 크라비츠 하면 로버트 패틴슨(Robert Pattinson)과 합을 이뤘던 영화 더 배트맨 (The Batman 2022)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주체적인 캐릭터 캣우먼역을 소화하면서 조 크라비츠는 다시 스타덤에 올랐다. 매거진 Wonderland 2022 Spring 표지를 장식했고,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바로 우아하면서도 반항적인 느낌의 스타일링이다.
조 크라비츠는 삶에 대한 비전이 있고,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다. 흰 티에 청바지도 시크하게 보이는 조 크라비츠의 타고난 능력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포트하는 앤드류 무카말의 스타일링이 만나 꽃을 피웠다. 덕분에 우리는 눈이 즐거운 다양한 아웃핏 레퍼런스를 갖게 됐을지도 모른다.
로렌조 포소코(Lorenzo Posocco)
세련된 감각을 가진 두아 리파(Dua Lipa)와 6년 동안 함께 일한 이탈리아 스타일리스트 로렌조 포소코. 그는 유년 시절부터 패션에 관한 관심과 사랑이 남달랐던 만큼 자연스럽게 패션계로 접어들었다. 밀라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12년을 보낸 후, 런던으로 이사하여 패션 잡지사에서 일하며 로렌조 포소코가 처음 작업을 시작하게 된 연예인 두아 리파를 만난다. 이후로 트로이 시반(Troye Sivan), 샤넬의 뮤즈 비토리아 세레티(Vittoria Ceretti), 사브리나 카펜터(Sabrina Carpenter) 등의 스타들을 스타일링했다.
그는 패션 디자인보다는 패션 스토리텔링에 더 깊은 관심이 있었다. 때문에 패션 디자인이 아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학위를 선택했고 이는 MTV 보조 스타일리스트를 지나 오늘날 팝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두아 리파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기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80년대와 90년대 이탈리아 패션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와 잔니 베르사체(Gianni Versace)에게 큰 영향을 받은 로렌조 포소코. 밀라노로 이주하여 업계에서 경력을 쌓도록 영감을 준 디자이너로 둘을 꼽았다. 때문에 Versace 의상을 입은 두아 리파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로렌조 포스코는 패션의 진정한 가치와 힘은 패션 카테고리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사회적 맥락과 역사에 대한 지식에서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넓은 시야를 갖는 것이 스타일링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Valentino 오버사이즈 깃털모자를 쓴 두아리파
“패션이 내 삶 속에 필수적인 부분이 아니었던 시간은 없다. 패션은 도피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한 형태이며, 날 형성했다.”
글로벌 싱어송라이터 두아 리파가 트렌디한 패셔니스타로 급부상하기까지 로렌조 포소코의 공은 단연 누구보다 크다. 두아 리파를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로렌조 포소코의 인스타그램을 주목해보자. 두아 리파 계정 못지않게 비하인드 이미지 및 스타일링 이미지를 다양하게 확인해볼 수 있다.
로 로치(Law Roach)
디즈니 스타 젠데이아(Zendaya)를 스포트라이트로 이끌고, 셀린 디온(Céline Dion)을 하룻밤 사이에 제2의 황금빛 전성기로 바꾼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로 로치. 2021년 Hollywood Reporter는 그를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패션 스타일리스트로 선정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스타일리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는 록스타의 일정에 가까울 만큼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시카고 사우스 사이드에서 자란 그는 5남매 중 맏이이며 그의 가족은 매우 불안정했기 때문에 할머니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한다. 로 로치는 할머니와 함께 빈티지 가게를 구경하며 빈티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게 되며, 옷과 액세서리를 차에 하나둘 수집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로 로치 차의 트렁크를 열고 그의 제품 중 하나를 구매하겠다고 제안하며 처음으로 빈티지 제품 거래를 하게 되었고 지금은 없어졌지만, 뉴욕에 자신의 빈티지 부티크 Deliciously Vintage를 오픈하게 된다. 이렇듯 빈티지는 스타일리스트 로 로치를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2009년 Deliciously Vintage 로 로치의 빈티지 부티크에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방문해 5,000달러 결제하며 파파라치와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부티크를 운영하며 14살 젠데이아를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다.
2021 베니스 영화제 듄(Dune) 시사회 젠데이아는 누드톤의 Balmain 드레스를 착용하며 시선을 압도했다. 피부톤과 맞는 누드톤 컬러, 라운드 넥라인, 허리 셔링 디테일, 허벅지 위쪽에서 시작되는 높은 슬릿 디테일의 드레스는 조각상을 연상케 하는 완벽한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Nensi Dojaka 원피스와 Bulgari 팔찌, 반지
Sportmax 수트와 Bulgari 주얼리
로 로치는 가장 성공적인 이미지 아키텍트임에도 불구하고 젠데이아가 없었다면 이 업계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의 공을 항상 타인으로 돌리며 겸손한 태도를 보인다. 반대로 젠데이아는 “로 로치가 내 삶에 들어오기 전까지 패션을 매우 두려워했지만, 지금은 두려움이 없다.”라고 말하며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십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상징적인 순간의 배후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스타일리스트들의 노력과 이야기가 동반한다. 단순히 옷을 좋아하는 이유만으로 업계에 뛰어들어 두각을 나타내기까지 먼 여정을 거쳐온 이들의 열정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완벽한 덕업일치라는 건 꽤나 드라마틱하고 특별한 일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