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ies: Fashion Muses
사랑만큼 아름답고 낭만적인 관계, 디자이너와 뮤즈
각종 가십과 근거 없는 루머들로 가득 찬 연예계와 패션 산업. 그 차갑고도 건조한 세상에서도 서로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끼친 뮤즈이자 우정을 나눈 짙은 관계가 있다. 다양한 사람들로 가득 차 무심코 지나치기 일쑤인 세상에서 그들이 보인 관계성에 대하여.
1GO 2GO 그리고 니고
어른들은 유년 시절 나에게 흔히 말하곤 했다. 인생을 살아가며 진정한 친구 한 명만 있어도 훌륭한 인생을 사는 거라고. 그 시절엔 같은 만화를 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친구를 사귀는 것뿐만 아니라 새 친구를 사귀는 것 또한 쉽지 않은 것임을 절감한 어른이 되었다.
그러나 여기, 우정과 성공 두 가지를 모두 손에 쥔 자가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름마저 ‘힙’한 니고(NIGO). 일본 출생 니고의 본명은 나가오 토모아키(Nagao Tomoaki). 그가 쌓은 우정은 어째서 브랜드 성장의 발판이 되었을까.
스트리트웨어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현대 르네상스맨’ 후지와라 히로시(Fujiwara Hiroshi). 그는 독립 스트리트 컬쳐 매거진 타카라지마(Takarajima)에 기고한 월간 칼럼 ‘Last Orgy’로 열렬한 팬층을 얻게 된다. 칼럼의 내용은 패션, 거리 문화 및 디제잉에 대한 논평이 주를 이뤘다. 이 칼럼은 일본 거리 풍경과 문화에 큰 변화를 일으켰고, 도쿄 하라주쿠의 거리 문화를 기록한 일본 심야 방송 시리즈로까지 확장된다. 후지와라 히로시를 우상화하는 팬들의 규모는 급속히 증가했고, 당시 ‘Last Orgy’ 모든 에피소드를 녹화한 열성 팬이 있었으니, 바로 나가오 토모아키, 니고다.
니고는 문화 복장 학원에서 UNDERCOVER의 수장 타카하시 준(Jun Takahashi)을 만나 친분을 쌓았는데, ‘Last Orgy’ 프로젝트의 필수적이었던 타카하시 준을 통해 니고는 우상과도 같은 존재 후지와라 히로시를 만나 그의 어시스턴트로 일하는 영광을 얻는다. 아, 역시 될 놈은 된다고 했는가. 그 위치를 공고히 한 니고는 타카하시 준과 함께 ‘Last Orgy 2’를 작업하게 되고 그렇게 얻은 명성과 친분을 통해 1993년 하라주쿠에 ‘NOWHERE’ 매장을 오픈한다. 동시에 니고를 패션신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이끈 결정적 브랜드 ‘A BATHING APE®’ 약자로 ‘BAPE’를 설립한다. NOWHERE는 하라주쿠의 랜드마크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BAPE와 UNDERCOVER는 연일 매진행렬을 기록했다.
후지와라 히로시 그리고 타카하시 준과 니고 세 사람의 연결고리는 스트리트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우라하라의 패션’의 상당한 영향력을 남겼다.
니고가 패션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이다. 당시 반에서 1등을 하며 우수한 성적을 보였던 그는 최대 관심사가 패션으로 바뀌며 교과서가 아닌 패션 잡지를 읽게 된다.
멋지고 자유분방하게 꾸민 형, 누나들이 페이지 한가득 채워져 있었으니 어찌 빠져들지 않겠는가. 니고가 음악에도 관심을 보인 건 시간문제였다. 패션과 음악은 상호 밀접한 관계로 이루어졌으니 말이다.
패션과 음악 밀접성을 보여주는 니고의 20년지기 벗이자 뮤즈인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 보석상 제이콥 더 쥬얼러(Jacob the Jeweler)의 소개로 둘의 첫 만남이 성사되었다. 열렬한 힙합 애호가이자 프로듀서, DJ로 활동하고 있는 니고와 음악부터 패션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퍼렐. 둘의 관심사는 공통 분모로 묶인 듯 비슷했다.
스파크를 튀며 급속도로 가까워진 니고와 퍼렐은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맺어 2003년 브랜드 Billionaire Boys Club(BBC) 및 Icecream을 설립한다. 스트리트웨어와 럭셔리의 조합을 이룬 Billionaire Boys Club은 지난달 20주년을 맞이하며 오랜 시간 지속된 둘의 우정을 기념했다.
부부보다 더 부부같은 니고와 퍼렐
SK8THING으로 알려진 나카무라 신이치로(Shinichiro Nakamura)는 니고와 함께 BAPE의 브랜딩을 구축한 그래픽 디자이너다. Billionaire Boys Club 브랜드하면 떠오르는 아이코닉한 우주 비행사 로고 역시 그의 작업물. 니고와 퍼렐의 합작이자 SK8THING의 감각을 더한 Billionaire Boys Club의 다양한 제품은 퍼렐의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공식 석상부터 일상 패션까지 단골 손님으로 등장했다. 스트리트 웨어가 대중문화에 스며들기 시작한 당시 Billionaire Boys Club은 당당히 패션 차트에 상위를 기록하며 성공을 이뤄낸다.
창의적인 안목과 세간의 시선을 끄는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명성을 탄탄히 쌓은 니고는 다시 한번 능력을 발휘한다. 그렇게 니고와 SK8THING 손에서 태어난 브랜드 Human Made. 만나기만 했다 하면 폭발적인 시너지를 보이는 퍼렐과 니고는 이번에도 근사한 파트너쉽을 선보였다. adidas x Pharrell Williams, Human Race와 콜라보,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되었던 버질 아블로(Virgil Abloh) Louis Vuitton 2020 Fall 캡슐 컬렉션을 발표하며 연신 화제를 불러모았다.
니고는 멈추지 않는 영감의 힘이다. -퍼렐 윌리엄스
니고는 내가 패션계에서 만난 최초의 진정한 멘토 중 한 명이다. -버질 아블로
니고에게 영감을 일으켰던 뮤즈 한 명만 꼽으라는 질문은 어쩌면 부질없을지도 모른다.
그에게 동경이라는 묘한 감정을 선물한 후지와라 히로시.
함께 한다는 소중한 가치의 타카하시 준.
니고의 드넓은 창의력을 그래픽으로 풀어냈던 나카무라 신이치로.
뮤즈를 뛰어넘어 오랜 친구이자 최고의 파트너십을 주고받은 퍼렐 윌리엄스까지.
뮤즈이자 친구였던 그들이 있었기에 더욱 빛날 수 있었던 니고. 취향을 함께 공유하며 서로에게 영감이 되어준 이들의 관계성이야말로 진정 값진 성공이 아닐까.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버나드 윌헴(Bernhard Willhelm)의 인턴을 거쳐 2001년 자신의 이름을 딴 레이블을 만든 콜롬비아 출생 디자이너 하이더 아커만(Haider Ackermann). 그는 한밤중 목적지 없이 거리를 배회할 때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그렇게 끝없이 걸을 수 있다던 하이더 아커만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두 명의 뮤즈가 있었으니.
그들과 대화할 때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다. 서로를 바라보면 우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으며,오랜 세월의 우정 끝에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항상 서로를 찾고 있다. -하이더 아커만
설국열차, 케빈에 대하여, 그랜드 부다페스트, 서스페리아 등 수많은 영화에서 관객들을 열광시킨 연기파 배우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대담하고 강력한 색채로 서로에게 끌렸던 하이더 아커만과 틸다 스윈튼은 20년 동안 뮤즈와 절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로의 존재가 편하고 당연해지면 우리가 어떻게 만났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 때가 종종 있다.
이 둘의 사이가 그렇다. 하이더 아커만이 말하길 우리가 정확히 언제 만났는지는 모르겠으나, 필연적 관계였다는 것은 확신한다고.
하이더 아커만은 드레이프 디테일의 장인이다. 어린 시절 살았던 아프리카 알제리에서 이슬람 여성들이 입었던 검은색 숄 차도르에서 강한 인상을 받은 하이더 아커만은 루즈한 실루엣과 나른한 드레이프를 결합했다. 그리고 그런 드레이프 드레스를 가장 잘 소화한 이가 바로 틸다 스윈튼이다.
압도적인 연기력의 배우 틸다 스윈튼은 179cm 모델처럼 큰 키와 뱀파이어를 연상케 하는 가녀린 흰 피부, 사람들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존재감을 확실히 하고 있다. 중성적이면서도 우아함이 흐르는 틸다 스윈튼의 패션에서도 절친 하이더 아커만의 지대한 영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HAIDER ACKERMANN 2012 SPRING
HAIDER ACKERMANN 2016 FALL
HAIDER ACKERMANN 2018 FALL
HAIDER ACKERMANN 2019 SPRING
HAIDER ACKERMANN 2020 FALL
틸다 스윈튼은 하이더 아커만을 만나 친구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패션을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둘은 여행, 비즈니스, 일상을 함께 나누며 서로를 형제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뮤즈-디자이너의 연결을 넘어선 둘의 각별한 우정이 변함없기를 소망해 본다.
그리고 여기 또 한 명의 뮤즈,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뜨거운 배우 티모시 샬라메(Timothee Chalamet)가 있다. 2018년 개봉한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며 작은 아씨들, 레이니 데이 인 뉴욕, 듄까지 쉴 틈 없이 달린 그는 어느새 세계적으로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대배우로 성장했다.
그런 그의 옆자리를 듬직하게 지키고 있는 이. 햇볕에 그을린 듯한 구리빛 피부를 한 사람이 바로 하이더 아커만이다. 티모시의 팬이라면 아마 인지하고 있을 수도 있을 터. 티모시 SNS 속 네모 한 칸을 떡하니 자리 잡은 아저씨로 말이다. 하이더 아커만과 티모시 샬라메 이 둘은 2017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위한 영화제 행사를 준비하며 처음 만났다고 한다.
티모시 샬라메 베를린 국제 영화제 포토콜을 위해 하이더 아커만은 보라색 스웨이드 재킷을 준비했다. 그는 당시 LVMH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Berluti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몸담고 있었다. 약 1년 후 파리에서 열린 Berluti 남성복 쇼의 백스테이지에서 하이더 아커만을 다시 재회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티모시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하이더 아커만이 디자인한 화이트 턱시도를 입고 등장했다.
HAIDER ACKERMANN
Berluti
티모시 샬라메와 하이더 아커만
사실상 티모시는 레드 카펫에서 하이더 아커만의 의상을 독점적으로 착용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베니스 국제 영화제를 비롯해 수많은 공식 석상에서 인상적인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두 사람은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권리를 위한 후드티셔츠를 디자인해 수익금 100%를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하이더 아커만의 뮤즈 티모시 샬라메가 레드 카펫을 밟으며 어떤 패션을 선보였는지 아래 이미지를 통해 확인해 보시길.
2021 Venice Film Festival, 2021 MET GALA HAIDER ACKERMANN
2023 PFW Jean-Paul Gaultier X 하이더 아커만 2023 SS 컬렉션
2022 Venice Film Festival, The King 시사회
하이더 아커만 개인 SNS에 들어가면 본인의 사진만큼 그의 뮤즈, 틸다 스윈튼과 티모시 샬라메의 사진이 피드를 채우고 있다는 걸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정처 없이 걷는 밤길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하이더 아커만. 틸다와 티모시를 만난 이후 홀로 걷는 밤길은 뜨거운 영감으로 가득 차 외롭지 않았을 게 분명하다. 앞으로 세 사람이 보이는 강렬한 케미스트리를 더욱 기대해 본다.
패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우정
모델, 가수, 배우 등 많은 유명 인사들은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주며 수년 동안 긴밀한 유대관계를 구축했다.
‘패션 뮤즈’ 용어가 많은 이들에게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며 오늘날까지 수년 동안 가장 많이 언급된 위대한 뮤즈는 누구였을까?
GIVENCHY 하우스의 설립자인 위베르 드 지방시(Hubert de Givenchy)와 변치 않는 아름다움의 아이콘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 두 사람의 드라마 같은 순간들.
위베르 드 지방시와 오드리 헵번은 1953년 처음 만나 세상 마지막 날까지 그의 뮤즈로 옆자리를 지켰다.
두 사람의 인연은 사브리나로부터 시작된다. 1952 자신의 하우스를 오픈하고 프랑스 쿠튀르의 떠오르는 신흥강자로 주목받았던 위베르 드 지방시.
어느 날 지방시는 영화 <사브리나> 의상 제작으로 ‘미스 헵번’이 자신의 스튜디오를 방문하게 될 거란 소식을 접한다. 허나 지방시가 생각한 ‘미스 헵번’은 다름 아닌 캐서린 헵번(Katharine Hepburn). 지금이야 ‘헵번’이라고 하면 당연지사 오드리 헵번을 떠올리지만, 당시 훨씬 높은 인지도를 누리고 있던 인물은 캐서린 헵번이다. 지방시의 예상을 깨고 스튜디오에 도착한 사람은 짙고 두꺼운 눈썹, 아담한 체구와 마른 몸의 오드리 헵번이었다. 실망한 지방시는 오드리 헵번에게 전한다.
“마드모아젤, 당신을 돕고 싶지만, 현재 진행 중인 컬렉션 준비로 인해 당신에게 제공할 옷을 만들 수 없어요.”
그 말을 전해 들은 오드리 헵번은 낙담했지만, 단념하지 않고 저녁 식사에 지방시를 초대한다. 그렇게 함께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지방시는 헵번의 아름다움과 매력에 완전히 사로잡혔고 결국 헵번의 요청을 수락하게 된다. 영화 의상을 제작하기엔 컬렉션 준비에 모든 시간을 쏟아야 했던 그는 결국 이미 완성된 컬렉션의 드레스를 헵번에게 건넨다. 결과는 대성공. 이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수상한다.
의상 부문 오스카상을 수상했지만, 그 공로는 의상 디자이너 에디스 헤드(Edith Head)에게로 돌아갔다. 이에 분노한 오드리 헵번은 자신이 출연하는 모든 작품의 의상 디자인을 지방시가 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으며 이후로도 무조건적인 지원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고 헵번의 명성이 높아짐에 따라 지방시도 함께 이름을 알렸다. 지방시와 오드리 헵번. 두 사람이 주고받는 영감은 그들에게 더 멀리, 더 높게 날 수 있는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후, 1957년 GIVENCHY의 최초 향수 L'Interdit가 출시되는데 프랑스어로 ‘금지’라는 뜻의 랑테르니는 자신의 영원한 뮤즈 오드리 헵번 한 사람만을 위해 제작된 향수였다. 이야기를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사실 랑테르니가 출시되기 전, 약 1년 동안 헵번이 사용했다고 한다.
헵번에게 기억에 남고 소중한 선물을 하고 싶던 지방시는 당시 가장 영향력 있는 조향사를 찾아갔고 그렇게 제작된 향이 바로 L'Interdit. 헵번은 어디를 가든지 이 향수를 사용했고, 주변 사람들이 그녀에게 어떤 향수를 쓰는지 물어보아도 결코 말해주지 않았다는 스토리가 전해진다. 그렇게 1년 후 대중들에게 L'Interdit라는 이름으로 향수가 공개되었다. 이 향수는 2018년 오드리 헵번을 닮은 루니 마라(Rooney Mara)가 캠페인에 출연하며 재출시되었다.
GIVENCHY 향수 랑테르니
21세기 가장 유명한 의상 GIVENCHY의 블랙 드레스는 2006년 경매에서 923,187달러라는 엄청난 가격에 팔렸다.
오드리 헵번은 눈에 띄는 외모로 자신이 어떻게 묘사되고 싶은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 위베르 드 지방시
헵번은 지방시의 컬렉션에 매혹되었고 수년 동안 그의 옷과 함께했다. 할리우드와 오트 쿠튀르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상호작용을 주고받은 그들. 사랑과 우정 두 단어로 두 사람의 관계를 단순히 정의하기엔 드라마보다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품고 있다.
시간을 초월한 둘의 우정을 들여다보면 나도 모르게 많은 가설을 세워보게 된다. 영화 <사브리나>의 주연이 오드리 헵번이 아니었다면? 오드리 헵번이 그날 밤 지방시에게 저녁 식사 초대를 하지 않았더라면? 오드리 헵번이 지방시가 아닌 다른 이를 찾아갔다면? 티파니에서 아침을 아이코닉 패션이 블랙 드레스가 아닌 다른 의상이었다면?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했던 두 사람이 남긴 건 훌륭한 영화와 클래식한 의상뿐만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 더욱 소중한, 이상하리만치 아름다운 그들의 진심도 함께 남아있다.
패션계에서 디자이너는 매 시즌 새롭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신만의 예술을 구축해야 하는 아티스트다.
그들은 늘 세상의 모든 것들로부터 영감을 끊임없이 찾는다. 그런 그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는 존재가 ‘뮤즈’다.
어떤 뮤즈는 패션 시즌의 변화에 따라 덧없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소개한 이들처럼 장기적인 우정과 상호 보완 관계를 나누며 패션 산업에 짙은 영향력을 남기는 경우도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에게 영감이 되며 발전하는 관계. 사랑만큼 아름답고 낭만적인 관계가 아닐까.